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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과 기본기 강화로 과학·산업 융합 경쟁력 키운다'2015년 정부출연연구기관 새해 화두는 '실력'

2015년도 첫 달이 저물고 있다. 민족의 명절 설날도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1월이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한해 향방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생긴다. 바로 새해 첫 해 진행되는 시무식 행사다. 이 시기엔 기관장이나 기업 대표가 직원들 앞에서 '신년사'를 발표한다.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올해의 목표와 각오를 공유하기 하기 위해서다. 이런 의미에서 신년사는 그 조직의 한해 목표와 운영계획을 한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2015년 올해는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어느 때보다 내실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는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맞춰 숨 가쁘게 조율하는 모양새였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여러 출연연은 '체질개선'을 화두로 내세우며 연구기관 본연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다. 또 이 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상생'을 꾀하려는 모습도 포착된다. 각 기관의 신년사를 통해 2015년을 가늠해 본다.




'적극적으로 미래 환경 대비하겠다' 체질개선刑
올해는 유독 '체질개선'을 천명한 기관이 많다. 업무형태를 바꾸고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두드러진 기관으로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꼽힌다. KAIST는 전임 서남표 총장 시절 많은 개혁을 추진해 사회적 관심을 얻었지만 숨 가쁜 개혁에 따른 부작용도 컸다. 뒤를 이은 현 강성모 총장은 지금까지 기관 안정화에 주력해 왔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강 총장은 그간 추진했던 '화합과 협력문화 조성' 기간을 마치고 올해부터 '질적 성장을 통한 KAIST 혁신'에 들어간다. 이런 변화는 강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6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KAIST는 때를 같이해 대규모 제도 개편에도 들어갔다. 우선 학사조직 개편이 눈에 띈다. KAIST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정보과학기술대학'을 공과대학에 통합해 공학교육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것. 세부적으로 해양시스템공학전공은 '기계공학과'로 통합되며, 기계항공시스템학부가 '기계항공공학부'로 명칭이 변경되는 등 공대 내부 체제도 대폭 수정했다.

이 밖에 전기 및 전자공학과와 인문사회과학부는 '학부'로 승격됐으며 미래전략대학원은 '문술미래전략대학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바이오및뇌공학과도 생명과학기술대에서 공대로 소속이 바뀌었다. 융합 캡스톤 디자인 과목이 신설되며, 영년직 심사를 통과한 교수들도 평가해 처우를 달리하는 '교수직급 STEP' 제도 역시 도입할 예정이다.

KAIST 측은 이번 학사조직개편을 통해 학문적 기반을 넓게 기르고, 석·박사 교육을 학사조직과 연계해 융합전공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연연의 맏형 격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제도개선 의지를 밝혔다. KIST는 '융합연구활성화'를 핵심가치로 내 걸고 전문연구소 그룹을 한층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로봇개발을 위한 산하 연구소를 신설한다. 또 25개 출연연이 하나로 모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융합연구단' 사업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병권 KIST 원장은 2일 신년회에서 "체계뿐 아니라 연구방식도 개선해 연구개발 혁신을 이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출연연 최초로 출범한 'UGS 융합연구단'에 방점을 두고 있다. 다른 출연연과 함께 공동연구를 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 이 연구단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주관한 '융합연구단' 사업에서 최초 선정돼 출범한 것으로, ETRI는 이 연구단을 통해 각종 융합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흥남 원장은 "사업별 특성에 따라 원천형과 융합형으로 기술을 나누고, 이원화된 체제로 지원하는 'CSO' 체제를 도입하는 한편, 500개가 넘는 연구과제를 300여 개로 줄여 연구자의 몰입도를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새해를 맞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100명 규모의 전문화 연구소를 내부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10개 연구소, 3개 본부 체제를 확립했다. 또 조직개편에 맞춰 연구소장・본부장에 대한 공모제도 시행한다. 올해에는 '건설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과학기술 집중해 산업기틀 마련한다' 기본기 강화刑
2015년을 맞아 출연연 본연의 목적인 '사회 기반기술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목표를 내 건 기관도 눈에 띈다. 연구기관의 특기를 갈고 닦는데 주력하고 이런 기술이 성숙되면 사회 곳곳으로 파급하는, 과학과 산업의 융합형 연구에 주력하겠다는 기관도 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연구과제를 기획단계부터 철저히 강화할 예정이다. 기관의 강점을 살려 사업화 역량을 함께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목표로 독일의 아헨공대와 베이에른 레이저 가공연구소, 미국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 해외 유력기관과 공동사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초일류 측정과학 연구기관'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기 분야를 전략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첨단 융합연구와도 연계해 신산업 기반을 창출하겠다는 것. 여기에 더해 사회 이슈에 대응하는 측정기술을 공급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신용현 원장은 "중소·중견기업에게 측정분야 기술을 지원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연구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아예 '의미있고 가치있는 성과창출에 매진합시다'란 말을 올해의 첫째 목표로 내걸었다. 각 담당자들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의미와 우선순위, 기관의 역할을 고려해 시행해 달라는 주문이다.

한국화학연구원도 '연구기관의 역할 및 기능 정립'을 최우선 목표로 꼽았다.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인재 유치와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 때 '민영화' 논란에 휩싸였던 '안전성평가연구소'도 올해를 '연구역량을 기르는 해'로 주목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연구프로세스와 내부 주요사업을 재편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범부처 과학기술 정책조정 기관'임을 한층 더 자각하고 있다. 박영아 원장은 "과학기술혁신정책(K-STIP) 표준지표 체계를 활용해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정책을 설계하는 한편, 우수한 연구개발성과가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구는 왜 합니까?' 기업지원刑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발 맞춰 적극적인 '기술사업화'를 올해 최우선 목표로 삼은 기관도 눈에 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행해 오던 '에너지닥터' 사업, 즉 1연구원 1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적극 강화하는 한편, 연구소 내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즉시 이전하는 산업연계형 연구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기우 원장은 시무식에서 "출연기관은 연구과제를 선정할 때부터 최종목적지를 기업으로 삼아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 및 기술이전은 우리 연구원이 가장 노력해야 할 분야"라고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역시 '기업 지원'을 최대 가치로 꼽았다. 지난해까지 5개 전문연구소를 출범시켜 연구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노력을 해 온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업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병원과도 협력해 다양한 방향에서 국가 바이오산업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연구용 원자로, 미래형 원자로 개발사업 등을 통해 원자력 산업계의 다양한 수출사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재단 경영진은 경제혁신의 밑거름이 될 연구개발 정책마련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며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까지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투자를 GDP 5%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체질개선과 기본기 강화로 과학·산업 융합 경쟁력 키운다'2015년 정부출연연구기관 새해 화두는 '실력'




글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